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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12

양귀자, 모순 중에서 사랑하지 않고 스쳐 갈 수도 있었는데 사랑일지도 모른다고 걸음을 멈춰준 그 사람이 정녕 고맙다고  사랑이란 그러므로 붉은 신호등이다.  켜지기만 하면 무조건 멈춰야하는, 위험을 예고하면서도 동시에 안전도 예고하는.   세상은 네가 해석하는  것처럼 옳거나 나쁜것만 있는게 아냐. 옳으면서도 나쁘고, 나쁘면서도 옳은것이 더 많은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야 옳은면서도 나쁘고, 나쁘면서도 옳다는 네 말은 핑계같아. 내겐 교활하게 들여. 세상이 그런것이라면 우리가 애써 열심히 살아야하는 이유가 뭐겠어? 난 지금 정말 슬프다. 내가 너이고 네가 나일수 있는 우리. 인간이란 누구나 각자 해석한 만큼의 생을 살아낸다.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2024. 10. 31.
습작) 올가, 성 요한절 습작.. 이었으면 차라리 좋겠지만 이것은 습작도 아니다. 전혀 내 오리지널티의 글이 아니다. 욘포세의 ‘저사람은 알렉스’의 문장을 대거 가져와 다른 스토리로 짜집기 했다. 왜 그랬을까? 그냥 그러고 싶었다. 필사를 하다 실패하였을때 뭐라도 해보고 싶은 아름다운 문장에 반해 이런 짓을 저질렀다.. 비어있는 스토리에 몇문단을 채운 것 뿐, 대부분 욘포세의 문장이다. 이 글은 단순히 연습을, 욘포세 문장을 느끼기 위한 글이다.   29세의 올가, 개썰매를 타고 떠난다남편과 올가는 그런 곳에 살고 있다. 아무도 살지 않는 남편과 그녀, 둘뿐인 곳. 다른 모든 사람들이 떠난 곳. 봄이 봄이며, 가을이 가을이고, 겨울이 겨울인, 그리고 여름이 여름인 곳에서 살고 있다. 밤이 되면 어둠이 어둠인 곳, 그런 곳에서 살.. 2024. 10. 24.
필사하기 좋은 책 어느덧 매일 오전 45분 필사를 시작한지 4년이 흘렀다. 많은 책을 필사한 것은 아니지만, 나름 인상 깊었던 필사하기 좋은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필사하기 좋은 책이란 정의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영감을 주는 문장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좋은 생각이 담긴 문장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문장력을 키울 문장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아마도 내가 소개하는 책은 소설의 작법에 따른 문장력을 키우는데 적합한 책들일 것이다. 그럼에도 결국 필사란 각자가 자신이랑 맞는 작가를 찾는 과정이다. 본 포스팅에 추천된 책은 참고로만 찾아보시면 좋겠다. 필사하기 좋은 책오정희중국인 거리의 오정희 작가님 책이다. 특별히 떨어지는 소설 없이, 하나하나가 다 주옥 같은 문장을 보여주는 소설 들이다. 출간한지 시간이 지난 책이라.. 2024. 10. 22.
박민규, 더블 중에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얼굴을 기억하는 것도 남은 몇장의 사진 때문이다. 한결같이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한 장의 결혼사진도, 두어 장의 스냅사진도 모두가 경직된 표정이었다. 그들의 삶이 어땠는지를, 그래서 도무지 가늠할 수 없었다. 결국 삶이란 어떤 표정도 지을 수 없는 것인가, 두 분의 사진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고는 했다. 오피스텔을 정리하며 뒤적인 나의 사진도 대부분 그런 얼굴이었다. 희, 노, 애, 락을 겪으면서도 인간은 대부분 자신이 지을 수 있는 가장 무표정한 얼굴을 이 땅에 남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어떻게.   바람이 분다. 나는 지금 숨을 쉬고 있다. 멀리서는 보이지 않을 만큼 담담한 모습이겠지만, 더없이 풍만한 감정으로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다. 한 폭의 그림을 그리는 마음으로.. 2024. 9. 11.
김중미, 괭이부리말 아이들 중에서 명희는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자신에게 물었다. 아직도 좋은 아버지가 되고, 듬직한 형이 되는 것이 작고 보잘것없는 꿈이라고 생각하는지. 아직도 착한 사람으로 사는 건 시시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명희는 또 숙제가 밀린 아이처럼 마음이 무거워졌다.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2024. 9. 11.
무라카미 하루키, 반딧불이 중에서 나는 반딧불이가 든 인스턴트커피 병을 들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옥상에는 인기척이 없었다. 누군가 걷는 것을 잊어버린 하얀 셔츠가 빨랫줄에 걸려서 무슨 허물처럼 저녁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옥상 구석에 있는 녹슨 철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급수탑 위에 섰다. 원통형의 급수 탱크는 낮 동안 듬뿍 빨아들인 열로 아직 따뜻했다. 좁은 공간에 앉아 난간에 기대 있으니 아주 조금 이지러진 흰 달이 눈앞에 떠올랐다. 오른쪽에는 신주쿠 거리가, 왼쪽으로는 이케부쿠로 거리가 보였다. 자동차 헤드라이트가 선명한 빛의 강이 되어 거리에서 거리로 흘러가고 있었다. 다양한 소리들이 뒤섞인 부드러운 신음이 마치 구름처럼 거리 위로 떠올랐다.  내가 기억하는 것은 밤의 어두운 물소리뿐이었다. 벽돌로 만든 오래된 수문도 있었.. 2024. 9.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