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의시간1 하성란, 여름의 맛 수록 단편, 알파의 시간 중에서 세잔은 '풍경이 내 가운데에서 성찰하고, 나는 그 의식이 된다" 고도 말했다. 세잔이 생트 빅투아르 산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생트 빅투아르 산이 세잔을 바라보았다는 뜻이다. 세잔은 생트 빅투아르 산 앞에서 산이 그를 볼 때까지 오랫동안 기다렸을 것이다.내 앞의 풍경은 까마귀 한 마리 끼어들 틈 없이 조밀하고 견고했다. 그때까지도 고갯마루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차는 없었다. 순간 갈까마귀 떼가 날아오르다 반짝 하얀 배를 보이듯 풍경 한 귀퉁이가 빛났다. 무언가가 감았던 눈을 살포시 뜨고 나를 바라보는 것을 느꼈다. 내가 그것을 본 것이 아니 라 그것이 나를 본 듯한 느낌이었다. 그 야립 간판은 소유주가 달라 보이는 밭과 밭에 한 다리씩 걸친 채 우뚝 솟아 있었다. 산모퉁이 어디쯤에선가 아련하게 낙석 소리.. 2024. 11.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