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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2

필사하기 안좋지만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책들 박민규‘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작가 단편집. 워낙 개성 강한 독특한 문체를 가지고 있어 박민규 소설은 절대로 필사하지 말라는 얘기가 있다. 그만큼 독특한 문장을 가진 작가이다. (그럼에도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꽤나 많이들 필사하는 책이다) 그림도 아니고, 문장에 이렇게 작가의 개성이 배어있을 수 있다니 감탄하게 될 뿐이다. 그런데 막상 필사를 해보면 길들여 질수가 없는 문장이다. 한참을 필사하다보면 내 문장과 박민규의 문장이 섞이며 이도 저도 아닌 문장이 나온다고나 할까? 하지만 박민규 소설을 필사한 시간이 아깝지는 않다. 적어도 나 자신의 문체를 돌이켜 볼 수 있는 시간은 충분히 되고 남는다. 내가 너무 평이한 문장을 쓰려고 노력하지는 않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자.   한강한강의.. 2024. 10. 24.
박민규, 더블 중에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얼굴을 기억하는 것도 남은 몇장의 사진 때문이다. 한결같이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한 장의 결혼사진도, 두어 장의 스냅사진도 모두가 경직된 표정이었다. 그들의 삶이 어땠는지를, 그래서 도무지 가늠할 수 없었다. 결국 삶이란 어떤 표정도 지을 수 없는 것인가, 두 분의 사진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고는 했다. 오피스텔을 정리하며 뒤적인 나의 사진도 대부분 그런 얼굴이었다. 희, 노, 애, 락을 겪으면서도 인간은 대부분 자신이 지을 수 있는 가장 무표정한 얼굴을 이 땅에 남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어떻게.   바람이 분다. 나는 지금 숨을 쉬고 있다. 멀리서는 보이지 않을 만큼 담담한 모습이겠지만, 더없이 풍만한 감정으로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다. 한 폭의 그림을 그리는 마음으로.. 2024. 9.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