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12 유순희, 우주 호텔 공책은 아이가 썼던 건가 봐. 공책을 펴 보니 삐뚤빼뚤, 꼼틀꼼틀, 꾸부렁꾸버렁…… 글씨가 애벌레처럼 움직이는 것 같았어. 종이 할머니는 글씨 하나하나가 너무나 사랑스러워, 자기도 모르게 그 글씨에 손가락을 갖다 대고 매만졌어. 그러다 그런 자신의 모습이 겸연쩍어 공책을 덮었단다. 2024 초등학교 교과서 6학년 1학기 국어(가) 수록도서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2024. 9. 2. 이금이, 유진과 유진 중에서 건우 엄마가 했다는 말을 들은 작은유진이는 내 손을 꽉 잡았다. 그 손이 바르르 떨리고 있었다. 엄마의 분노 보다도 소라가 껴안아 줬을 때보다도 더 깊이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이 아이는 또 다른 나인 것만 같다. 나는 작은유진이의 손을 찾아 잡았다. 내 손에 쏙 들어오는 조그맣고 말랑말랑한 손을 느끼자 그 애가 날개 다친 작은 새 같았다.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2024. 9. 2. 게오르크 루카치, 소설의 이론 중에서 별이 총총한 하늘이 갈수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길들의 지도인 시대. 별빛이 그 길들을 훤히 밝혀주는 시대는 복되도다. 그 시대에는 모든 것이 새롭지만 친숙하며, 모험에 찬 것이지만 뜻데로는 할 수 있는 소유물이다. 세계는 넓지만 마치 자기 집과 같은데. 영혼 속에서 타오르고 있는 불이 하늘에 떠있는 별들과 본질적 특성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2024. 9. 2. 요슈타인 가아더, 소피의 세계 중에서 우리는 살아 있는 행성이야. 우주 안에서 불타는 태양 주위를 항해하는 커다란 배지. 하지만 우리 각자는 유전자라는 짐을 싣고 삶을 항해하는 배이기도 해. 우리가 이 짐을 다음 항구로 실어 나를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이 헛된 것은 아니겠지.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2024. 8. 30. 미하엘 엔데, 모모 중에서 한꺼번에 도로 전체를 생각해서는 안 돼. 알겠니? 다음에 딛게 될 한 걸음, 다음에 쉬게 될 호흡, 다음에 하게 될 빗질만 생각하는 거야. 계속해서 바로 다음 일만 생각해야 하는 거야. 그러면 일을 하는 게 즐겁지. 한 걸음 한 걸음 나가다 보면 어느새 그 긴 길을 다 쓸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도 모르겠고, 숨이 차지도 않아. 그게 중요한 거야.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2024. 8. 30. 한강, 내 여자의 열매 중 ‘철길을 흐르는 강‘ 처음으로 맛본 성소의 고요에 잔뜩 위축된 나는 깨금 발로 뒤따라가 어머니의 옆자리에 앉았지. 소매 끝이 나무 걸상에 스치는 소리도 어마어마한 반향을 올리는 곳이더군, 높다란 천장에 매달린 유리 장식과 햇빛 찬연한 스테인드글라스를 올려다보며 나는 오래 기다렸어. 어머니가 고개를 들기를. 그만 가자, 라고 속삭이며 내 머리에 손을 얹기를. 그러나 어머니는 고개를 드는 대신 손바닥으로 입을 틀어 막았지. 그리고는 세차게 어깨를 떨며 흐느끼기 시작했어. 처음 목으로 울었을 때, 당신은 몇 살이었어? 난 그날의 일을 생각하면 목구멍이 아파. 마음보다 먼저 몸이 기억하는 일도 있는가 봐. 내가 당신을 기억할 때면 온몸의 구석구석이 저리고 손가락 뼈마디, 목덜미의 솜털 끝까지 아파오는 것처럼. 도시의 뒷골목에서 달.. 2024. 8. 30.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