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매일 오전 45분 필사를 시작한지 4년이 흘렀다. 많은 책을 필사한 것은 아니지만, 나름 인상 깊었던 필사하기 좋은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필사하기 좋은 책이란 정의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영감을 주는 문장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좋은 생각이 담긴 문장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문장력을 키울 문장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아마도 내가 소개하는 책은 소설의 작법에 따른 문장력을 키우는데 적합한 책들일 것이다.
그럼에도 결국 필사란 각자가 자신이랑 맞는 작가를 찾는 과정이다. 본 포스팅에 추천된 책은 참고로만 찾아보시면 좋겠다.
필사하기 좋은 책
오정희
중국인 거리의 오정희 작가님 책이다. 특별히 떨어지는 소설 없이, 하나하나가 다 주옥 같은 문장을 보여주는 소설 들이다. 출간한지 시간이 지난 책이라고 해서 옛날 문체를 익히면 어떻하나 걱정은 안해도 좋다. 한국어 문장 표현의 정수를 보여준다. 수학의 정석급 문장을 보여준다.
하성란
‘정밀 묘사의 여왕’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니다. 장면 묘사의 끝을 보여준다. 하성란의 묘사는 단순한 장면 묘사에 그치지 않는다. 분명 단순히 배경을 묘사 하였을 뿐인데, 등장인물의 복잡한 감정이 동시에 느껴진다. ‘별 모양의 얼룩’은 읽고 나서 그 장면이 너무나 선명하게 떠올라, 애 키우는 부모의 마음에 버거워 한동안 다른 책 뒤에 숨겨 둔 적도 있다. 그만큼 장면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문장이다. (심장을 후벼팔 만큼)
편혜영
모든 문장이 걸작이고, 단 한문장도 허투로 쓰이지 않는다. 끊임없이 문장을 소리내어 읽어본다는 작가의 말 처럼, 읽었을때 호흡이 가쁘지 않는 문장이다. 재출간을 하기 전에 소설 전체를 읽어가며 다시 문장을 고치신다고 하니 가급적 재출간된 도서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어떤 글을 읽어도 뺄 문장 하나 없는 문장 집배원의 글을 만나보자.
김지연
2018년 문학동네신인상 만장일치의 주인공, 젊은 신예 작가 김지연이다. 지금도 훌륭하고, 앞으로도 더욱 기대가 되는 작가이다. 뜬금없이 나와 피식 웃게 만드는 유머가 일품이다. 충분히 찾아가며 읽고, 필사할 가치가 있다. 단편 ‘우리가 해변에서 주운 쓸모없는 것들’에는 반 페이지를 훌쩍 넘는 한문장도 있는데, 어디 하나 뺄곳 없는, 어디 하나 자를수 없는 아름다운 문장을 만날 수 있다. '굴 드라이브', '우리가 해변에서 주운 쓸모없는 것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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