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일기2 [책소개] 아니 에르노, 바깥 일기 명상이나 글쓰기에 관해 찾다보면, 일기를 써보라는 추천을 종종 받는다. 일기를 쓰다보면 온전히 내 자신의 얘기를 하다보면 나를 알 수 있는 순간이 온다고들 한다. 시도하신분은 아시겠지만 그렇게 효과가 좋진 않다. 적어도 나의 경우는 그렇다. 옵시디언에 daily diary를 셋팅하고 몇달을 꾸준히 시도했는데, 그저 감정 배설의 찌꺼기 느낌이 드는 글 밖에 남지 않았다. 특히 멘탈이 약한 순간이 어쩔수 없이 오는데.. 그 때의 글은 감정 배설 그 자체의 느낌이 든다. 과연 일기를 쓰면 온전히 내 자신을 마주치게 되는 것이 맞을까? 우리의 진정한 자아는 오롯이 우리 안에 있지 않다. - 장자크 루소 아니 에르노의 바깥 읽기 앞 페이지에 쓰여있는 인트로 문장을 보고 다른 생각을 해보았다. 나 자신을, 나.. 2024. 10. 30. 아니 에르노, 한 여자 중에서 간호사가 어서 병원의 호적 담당과에 다녀오라고 권했다. 그동안 어머니의 개인 소지품 목록을 작성하게 된다. 어머니는 이제 가진 것이 거의 없어서, 정장 한 벌, 푸른색 여름 구두 한 켤레, 전기면도기 하나가 전부였다. 어떤 여자가 소리를 질러 대기 시작했는데, 몇 달 전부터 늘 그래 오던 여자였다. 나는 그 여자는 아직 살아 있는데 내 어머니는 죽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 주 내내 아무 데서고 눈물을 흘리는 일이 벌어졌다. 잠에서 깨어나다가 어머니가 죽었다는 것을 기억해 내곤 했다. 어머니가 꿈에 나왔고, 죽었다는 것을 빼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무거운 꿈에서 빠져나 오기도 여러 번이었다. 생활에 필요한 일들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장보기, 식사, 세탁기로 빨래 돌리기. 종종 어떤 순.. 2024. 10. 21. 이전 1 다음